노인 중심 설계와 시장화된 돌봄에 대한 비판 통합돌봄에서 장애인은 왜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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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중심 설계와 시장화된 돌봄에 대한 비판 통합돌봄에서 장애인은 왜 보이지 않는가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 20266월 기준 65세 미만 장애인의 통합돌봄 신청자는 235명으로, 전체 65세 미만 중증장애인의 약 0.04%에 불과했다

서비스 연계율도 67.7%, 65세 이상 장애인 74.7%, 65세 이상 노인 93.6%보다 낮았다

법률은 장애인을 통합돌봄의 대상에 포함했지만 실제 제도 안에서 장애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통합돌봄은 노쇠·장애·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의료·요양·돌봄·주거지원을 

통합적으로 받도록 하려는 제도이다.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며 서비스를 각각 신청해야 했던 분절적 체계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방향은 타당하다.


그러나 중증장애인 당사자에게 중요한 것은 법률에 장애인이 포함되었는지가 아니다. 필요한 지원을 실제로 받을 수 있는지

가족에게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장애인의 돌봄 수요는 예외가 아니다

2025년 말 기준 등록장애인은 2627,761명이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56.9%1496,135명이다

등록장애인 중 65세 이상 비율은 201542.3%에서 202556.9%로 증가했다. 장애인의 고령화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통합돌봄의 

핵심 과제이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장애인의 84.8%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한 사람이 평균 2.5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

장애인의 35.3%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활동지원과 장기요양 등을 포함한 일상생활지원 서비스 이용 경험률은 16.0%에 불과했다. 지원을 받는 장애인의 주된 지원자는 가족이 82.1%였고

활동지원사나 요양보호사 같은 공적 돌봄 제공자는 13.8%에 그쳤다. 제도는 확대되었지만 실제 돌봄의 대부분은 여전히 가족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행 통합돌봄은 65세 이상 노인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장애인은 의료필요도가 높은 심한 지체·뇌병변장애인 등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이러한 기준은 발달 장애인, 정신장애인, 시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의사소통지원, 지원의사결정, 행동지원과 위기대응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

실제로 2021년 발달장애인실태조사에서는 발달장애인의 22.5%가 모든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필요로 했고, 18.4%는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청자가 적다는 사실은 장애인의 욕구가 적다는 뜻이 아니다. 제한된 대상기준, 신청주의, 정보 부족, 장애특성을 이해하는 담당 인력의 부족, 당사자의 의사표현을 

지원하는 체계의 부재, 실제로 연계할 서비스의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서비스 연계만으로 삶은 바뀌지 않는다

현재 통합돌봄의 핵심은 욕구를 조사하고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하여 기존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결할 서비스가 없다면 정교한 사례관리도 당사자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


중증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활동지원, 야간·휴일 지원, 방문간호, 재활, 이동지원, 식사·가사지원, 주거지원과 위기대응이 끊기지 않고 제공되는 것이다.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하고, 지역에 활동지원사나 방문의료 인력이 없으며, 접근 가능한 주택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돌봄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다.

의료통합도 장애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율은 17.0%로 일반 국민 8.8%의 약 1.9배였다. 장애인은 의료 필요가 

더 높으면서도 이동의 어려움, 의료기관의 물리적 접근성, 의사소통지원 부재와 의료인의 장애 이해 부족으로 필요한 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방문진료와 방문간호는 노쇠노인의 만성질환 관리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 중증장애인의 욕창·호흡·영양관리, 재활, 정신건강, 보조기기와 활동지원을 

하나의 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 의료는 장애인의 삶을 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지원수단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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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장애인에게 통합돌봄은 서비스를 소개받는 제도가 아니라, 필요한 지원을 
권리로 보장받으며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갈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제도여야 한다. (생성형 AI 활용 생성 이미지) 김경식


공공재정으로 시장화된 돌봄을 유지하는 역설

노인돌봄의 핵심 급여인 장기요양은 보험료와 국고, 지방비로 운영되는 별도의 사회보험체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장애인 활동지원과 

다수의 지역사회 장애인서비스는  일반조세에 의한 국고·지방비 보조사업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과 매년의 예산편성에 따라 서비스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사회보험과 조세의 차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공공재정을 투입하면서도 서비스 공급을 민간시장에 의존한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장기요양과 활동지원은 정부가 급여나 바우처를 지급하고 이용자가 민간 제공기관에서 서비스를 구매하는 준시장 구조에 가깝다.


제도상 장애인은 제공기관과 활동지원사를 선택하는 소비자로 설명된다. 하지만 장시간·야간지원이나 배변·호흡·이동지원 등 노동강도가 

높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최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어렵다. 수가가 노동강도와 책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제공기관과 

활동지원사는 상대적으로 지원하기 쉬운 이용자를 선호하게 된다.


이때 장애인에게 부여된 바우처는 명목상의 구매력에 머문다.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도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용자가 제공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자가 이용자를 선택하는 선택권의 역전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합돌봄의 역설도 여기에 있다. 국가는 욕구를 조사하고 지원계획을 세우지만 서비스를 제공할 민간기관이 없을 때 직접 공급할 책임은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는 서비스를 보장하는 공적 제공자가 아니라 부족한 시장자원을 찾아 연결하는 중개자로 머문다.


그 결과 이용자는 행정적으로는 통합되지만 생활에서는 여전히 분절된다. 지원계획에 활동지원, 방문간호와 주거지원이 필요하다고 명시되어도 

제공기관이 없으면 계획은 서류에만 남는다.

농어촌 거주자, 야간지원이 필요한 사람과 최중증장애인은 수익성이 낮은 이용자로 취급되어 가장 먼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탈상품화는 가족으로부터 독립할 권리다

탈상품화란 소득이나 시장에서의 구매능력과 관계없이 필요한 서비스를 사회적 권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민간기관을 없애자는 주장이 아니다

민간기관이 참여하더라도 서비스 이용 여부와 지속성이 기관의 수익성에 따라 좌우되지 않도록 국가가 최종적인 공급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장기요양보험이라는 전용재원이 있다고 해서 돌봄이 자동으로 탈상품화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보험 방식이라도 민간기관의 수익성에 서비스 공급을 맡기면 

시장의존은 지속된다. 반대로 조세로 운영되는 장애인서비스도 법률상 급여청구권, 국가 최저기준과 지역 간 재정조정체계를 갖춘다면 강한 권리성을 가질 수 있다.

장애인에게 탈상품화는 탈가족화와 자기결정권까지 포함해야 한다. 시장에서 서비스를 구하지 못하면 가족이 대신 돌보는 구조에서는 시장의존과 가족의존이 

서로를 보완한다. 통합돌봄이 시장의존을 줄이지 못하면 가족돌봄도 줄이지 못하며, 중증장애인의 자율성도 보장하지 못한다.

65세라는 행정적 경계도 장애인의 삶을 설명하지 못한다. 장애인이 65세가 되었다고 장애특성과 자립생활의 목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활동지원은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강조하지만 장기요양은 신체기능 저하와 요양 필요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고령장애인에게는 두 제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하기보다 활동지원과 장기요양을 결합한 개인별 지원이 필요하다.


재원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책임이다

일본은 장기요양보험의 전용재원과 지방정부의 조정책임을 갖추었지만 연령 중심의 대상 제한과 민간공급 의존이라는 한계가 있다

영국은 개인예산과 직접지불, 독립적 권익옹호를 제도화했지만 의료와 사회돌봄의 재정분절 및 지역시장 격차를 해결하지 못했다.


호주의 국가장애보험제도 NDIS는 개인별 예산과 선택권을 보장하지만 공급자가 없는 지역에서는 예산이 있어도 서비스를 구하기 어렵다

반면 스웨덴은 조세재원으로 장애인지원을 운영하면서도 이를 법률상 권리로 규정하고 지방정부 간 비용격차를 국가가 조정한다.


해외 제도가 보여주는 핵심은 사회보험과 조세 가운데 어느 재원이 우월한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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