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불법 안마사 '무죄'… 시각장애인 생존권 '흔들'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무자격 불법 안마사의 영업을 용인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에 시각장애인들이 분노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자격 없이 안마사 업무를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업주에게 지난 22일 무죄를 선고했다.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인 생존권을 비장애인 직업선택의 자유나 행복추구권보다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에 반하는 처사다. 안마사 제도는 지난 100년간 이어져온 시각장애인 직업재활제도다.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고, 맹학교 정규과목으로 편성해 전문 안마사를 양성해왔다.시각장애인들은 이 제도를 목숨을 걸고 지켜왔다. 2006년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비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 제도를 위헌이라고 판정하자, 시각장애인들은 투신과 분신자살로 반발했다. 이에 헌재는 판결 3개월 만에 결정을 번복했고, 국회는 해당 내용을 의료법에 명시했다.이후에도 비장애인 안마사들은 10여년 간 4차례의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재는 개정 의료법이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2013년, 2017년에는 9명의 헌법재판관의 의견이 전원일치했다.헌재는 "시각장애인 안마제도는 단순한 생계보호를 넘어 시각장애인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는 자아실현의 기회를 주는 것",“비장애인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없게 된다 할지라도 이들은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비장애인의 사익이 공익에 비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이 판결에 따라 개정된 의료법은, 시각장애인이 아닌 안마사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법률을 무시한 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이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참담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헌법 제34조는 장애인에 대한 법률상 국가의 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 의거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복지국가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판결은 헌법을 부정하는 참담한 사례"라고 일침했다.이어 김 의원은 "올 6월 대법원은 '장애인 사법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발간하며 장애인 등 사회약자의 권리보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돌아온 것은 시각장애인 생존권을 위협하는 무지한 판결문"이라고 반박했다.같은 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도 이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장의 수요가 넘치면 법령이 금지하고 있어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그릇된 선례를 남긴 최악의 판결", "헌재에서도 4차례의 합헌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무너뜨린 시각장애인 생존권과 자아실현, 사회참여권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