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여성이 엄마가 되기까지 "기적, 그 이름은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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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 17:53

휠체어 탄 엄마의 임신.(AI 생성 이미지) ©박지주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장애여성에게 임신은 단순한 기쁨 이전에, 수많은 의심과 부정의 벽을 먼저 통과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이는 어떻게 키워?" "그건 무모한 짓 아니야?" 주변의 시선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장애여성에게 모성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무언의 억압이었다. 그 분위기를 뚫고 나아가는 것은 언제나 내 안의 모든 힘과 에너지를 끌어모아야 하는 싸움이었다. 감정과 분위기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아이를 안전하게 출산하고 잘 키워야 한다는, 현실적인 변수들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함께였다.
임신을 알게 된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식사를 하다가 된장찌개를 다리에 쏟았다. 화상을 입은 나는 급히 응급실로 향했고, 의사가 불쑥 물었다. "임신 가능성이 있으신가요?" 치료를 위한 질문이겠지 싶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생리는 언제였지? 사랑을 나눈 건 언제였지? 문득 요즘 들어 예민해진 감성도 떠올랐다. 이유 없이 갑자기 딸기가 너무 먹고 싶었던 것도. 웬지 모를 눈물이 샘솟던 그 울렁거림도.
이것저것 따져보니,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았다. 화상 치료를 위해 먹어야 할 항생제 등 위험 요소를 제거하려면 내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다. 집에 돌아와 생전 처음으로 임신테스트기를 약국에서 샀다. 정말 처음 사본 임신테스트기였다. 어색하면서도 두근거리는 마음, 그 낯설고도 설레는 감정의 색깔을 나 자신도 몰랐다. 소변을 묻히고 시간이 흐른 뒤, 테스트기를 확인했다.
두 줄이었다.
와우! 처음 보는 두 줄의 모습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가 다시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나도 임신을 했어! 사실 사회적 의심과 부정의 시선은, 아니야, 임신하면 안 돼 라는 억압이었다. 그 억압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뚫어온 나에게, 두 줄은 그 모든 편견에 대한 대답이었다.
임신테스트기만으로는 부족했다. 병원으로 향했고, 의사는 말했다. "임신 4주째입니다." 와우! 마음은 걱정보다 기쁨이 훨씬 컸다. 내가 엄마가 되는 거야! 감출 수 없는 행복한 감정에 북받쳐 울 뻔했다. 장애가 있어도 임신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하니, 나에게 드리워졌던 어두운 차별과 편견의 그림자가 걷히는 느낌이었다. 진정한 생산 능력을 지닌 여성으로서의 존엄한 본질, 그 자리로 돌아가는 느낌. 나의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한 시작이었다. 사실 날개를 달고 나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러면서 잉태된 이 아이를 안전하게 배 속에서 잘 키우고 출산해야 한다는 것에 온 마음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먹는 것도 조심하게 되었다. 몸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휠체어에서 침대로 옮길 때도, 바닥에 내려앉을 때도, 옷을 입을 때도, 자동차에 오를 때도, 화장실 변기로 이동할 때도, 씻을 때도 — 모두 모두 조심조심이었다. 태교까지 할 여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편히 먹고 잘 자고 잘 활동하기로 했다. 아이를 생각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
아이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흥분이 춤을 추었다. 생명을 잉태한다는 건 신비로운 경험이고, 기적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 뱃속에 아이가 있다니, 세상에 이런 행복한 일이!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