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이 아니라 ‘사랑해’입니다··송도 손 모양 조형물, 철거보다 이해가 먼저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안가에 설치된 손 모양 조형물을 두고 일부 주민과 온라인에서 '흉물 같다'는 논란이 일고 있으며,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도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저는 인천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농인 당사자로서 이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랐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논란이 된 조형물은 중지와 약지를 접고 엄지·검지·새끼손가락을 편 손 모양입니다.
이 손 모양은 ILY(I Love You), 즉 '사랑해'라는 뜻을 담은 손 표현으로, 세계 여러 나라 농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조형물이 '사랑해'라는 따뜻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손 모양이 누군가에게는
'흉물'로 보이고, 심지어 철거 요구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낯설다고 없애는 것이 답일까요?
수어와 농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손 모양이 낯설게 보일 수 있습니다.
처음 보고 "무슨 뜻이지?"라고 궁금해하거나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낯설고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철거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이 손 모양이 어떤 뜻인지 알아보면 어떨까요?
이번 논란을 접하면서 조형물에 담긴 의미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렸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조형물 옆에 "이 손 모양은 ILY(I Love You), '사랑해'라는 뜻입니다"라는 안내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시민들도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조형물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물론 조형물의 디자인이나 설치 장소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조건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낯선 것을 없애기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먼저 알아보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이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농인에게 '손'은 언어입니다
농인에게 손은 단순히 몸의 한 부분이 아닙니다. 수어는 손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표정, 시선, 몸의 움직임 등을 함께 사용하는
시각언어입니다. 농인은 수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손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번 조형물은 농인인 저에게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ILY(I Love You) 손 표현은 세계 여러 나라의 농인들에게 친숙한 사랑의 상징입니다. 나라마다 사용하는 수어는 서로 다르지만,
이 손 표현은 여러 나라의 농사회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국제도시 송도에서 이러한 손 모양의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조형물을 통해 많은 시민이 수어와 농문화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조형물이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송도의 특별한 문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형물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조형물을 기획하고 만들어 주신 모든 분께 농인 당사자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해'라는 따뜻한 의미를 담은 손 모양을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설치해 주셨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참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농인에게 친숙한 손 표현이 도시의 조형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작품이 설치 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 조형물 덕분에 수어와 농문화를 잘 모르는 시민들도 이 조형물을 통해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알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형물을 기획하신 분들과 작가님, 그리고 정성껏 제작해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비록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생겼지만, 작품에 담긴 '사랑해'라는 따뜻한 의미만큼은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조형물을 만든 분들의 노력과 작품에 담긴 의미도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조형물이 앞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철거보다 안내와 홍보가 먼저입니다
조형물에 대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조형물 옆에 큰 글씨와 그림으로 ILY(I Love You) 손 표현의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하면 어떨까요?
QR코드를 통해 실제 손 표현을 보여주는 영상과 수어·농문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이 조형물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포토존으로 활용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이 손은 무슨 뜻일까요?”
“ILY(I Love You), '사랑해'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안내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같은 손 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찍는다면 어떨까요?
사진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손 모양의 의미를 배우고, 수어와 농문화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 농인 당사자와 수어 전문가가 직접 참여한다면 더욱 정확하고 의미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조형물 하나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알려주는 교육의 장이 되고, 농인과
청인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논란을 장애인식개선의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철거 민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농인 당사자로서 아쉽지만, 민원을 제기한 시민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번 일이 우리 사회가 수어와 농문화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어와 농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시민들이 수어와 농문화를 직접 접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장애인식개선 교육에서도 장애인의 불편함이나
지원 제도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어와 농문화에 대해서도 함께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수어는 단순한 손동작이나 몸짓이 아닙니다. 농인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소중한 언어입니다.
또한 농인은 단순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우리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철거를 요구했던 시민들도 이번 기회에 이 손 모양에 담긴 의미를 알아봐 주셨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였던 손 모양이
누군가에게는 '사랑해'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수어와 농문화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흉물'에서 '사랑해' 포토존으로
이번 논란이 단순히 조형물을 철거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조형물에 정확한 설명을 더하고, 수어 영상과 농문화 안내를 제공하며, 장애인식개선 캠페인과 연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민들이 직접 손 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찍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사랑해'라는 마음을 전하는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논란이 되었던 장소가 오히려 수어와 농문화를 알리고, 농인과 청인이 함께 소통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이상하게 보였던 손이, 그 의미를 알게 된 내일에는 "아, '사랑해'라는 뜻이구나!" 하는
따뜻한 이해로 바뀔 수 있습니다.
농인 당사자로서 이번 논란이 안타깝지만, 이 일이 또 하나의 갈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철거보다 이해를, 오해보다 설명을, 편견보다 존중을, 논란보다 소통을 바랍니다.
'사랑해'라는 따뜻한 의미를 가진 손 모양이 더 이상 '흉물'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조형물을 기획하고 만들어 주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시민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송도를 찾은 농인과 청인, 나아가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이 조형물 앞에서 함께 손을 들어 '사랑해'라는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 '사랑해'라는 의미가 오래도록 전해지는
송도의 특별한 문화 공간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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