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혀버린 주출입구··‘휠체어 이용자’는 행사 계획에 없었을까”

본문 바로가기
정보뉴스
> 공지사항 > 정보뉴스
정보뉴스

“막혀버린 주출입구··‘휠체어 이용자’는 행사 계획에 없었을까”

【에이블뉴스 권명길 칼럼니스트】​“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위험할 텐데, 뭐하러 가냐.” 행사나 축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주변에서 흔히 건네는 말이다. 그 걱정 어린 한마디는 “나는 축제에 가면 안 되는 사람인가“ 하는 눈치를 보게 만든다. 하지만 북적북적한 현장감과 축제 특유의 생동감을 좋아하는 마음은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필자는 매번 행사 하루 전날 현장을 미리 찾아가 둘러보곤 한다. 관람도 관람이지만, 휠체어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인지 미리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날,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글날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당황스러운 광경을 마주했다. 1층 전시실로 들어가는 주출입구 바로 앞에 대형 무대 구조물이 설치되어 진입로를 완전히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 특성상 무대 설치 공간을 따로 확보하기 어려웠을 사정은 이해하지만, 휠체어 이용 관람객이 들어갈 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기획 단계에서 ”휠체어 이용자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해 놓쳐버린 결과인 것 같았다.


안내 번호로 전화를 걸어 진입 방법을 문의했다. 잠시 후 밖으로 나온 담당자는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의 인사를 건넸고, 건물 외부의 오르막길을 걸어 2층으로 올라가는 우회 동선을 안내해 주었다. 담당자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2층 마당에 도착할 수 있었고, 다채로운 체험 부스를 둘러보며 내일 행사를 즐길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2층에서 생가를 둘러보기 위해 이동하던 중 또 한 번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이동 약자를 위해 조성된 경사로의 절반이 행사 물품들로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경사로가 막히면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들도 통행에 큰 불편을 겪는다. 실제로 길이 막혀 유모차를 직접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주했던 순간들이 겹쳐 지나갔다. 분명히 존재하는 접근로가 행사용 물품으로 가로막혀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점은 깊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막혀버린 주출입구··‘휠체어 이용자’는 행사 계획에 없었을까”. ©권명길


이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 전시실을 관람한 뒤 주출입구 앞에 위치한 동상을 사진에 담고자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보게 되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구획선 위로 무대용 철제 구조물이 그대로 올려져 설치되어 있었다. 지자체 행사가 열릴 때마다 주차장 통제를 이유로 장애인 주차구역을 비워두기는커녕, 매대나 물품 적재 공간으로 유용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임시 장애인 주차구역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이동 동선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장소에 지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하나씩 누적된 소외와 장벽들은 결국 이동약자들로 하여금 축제 참가를 스스로 포기하게 만든다. 현장에서 애쓴 관계자들의 수고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공간에 휠체어 이용자나 이동약자도 당연히 찾아올 수 있다“는 기본적인 시선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가 단 하루나 이틀 동안 열리더라도, 시작하기 전 관계자와 스태프를 대상으로 정당한 편의제공과 휠체어 이동 동선 확보에 대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선행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 주차구역을 지키고 경사로를 비워두는 작은 시선의 변화가 모두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시작인 것 같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