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동료지원가 “영업맨·보험?” 스트레스
“한 달에 60만원 정도 되니까 그게 생업장애인 분들이 생업처럼 하기 사실은 어려워요.”
"내가 무슨 보험 그것도 아니고 실적 또 한 달에 네 명 이렇게 다섯 번 해야 되니깐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하더라고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최근 이 같은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시범사업 실태분석’ 보고서 연구를 발간, 실태와 정책 제언을 담았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동료지원가) 시범사업’은 동료지원가로 취업한 중증장애인이 비경제활동인구 또는 실업자인 동료들을 만나서 동료지원 활동 등을 통해 취업 의욕을 고취시켜 경제활동을 촉진하다는 것이 목표다.
사업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동료지원가 1명이 월 4명, 연 48명의 중증장애인 참여자를 발굴, 참여자 1명당 5회를 만나야 기관에 1인당 20만원의 기본운영비를 지급한다. 이후 참여자가 동료지원 참여 종료 후 6개월 내 취업지원서비스 또는 취업으로 연계될 경우 1인당 20만원의 ‘연계수당’이 지급된다.
이 같은 ‘수당제’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월급제 도입 등 전면 개편을 주장하며, 지난 1일 서울고용노동청을 점거 농성한 바 있다.
특히 전장연은 여주지역 동료지원가 설요한 씨가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임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공식 사과를 요청한 상태다.
■“머릿수 채우는 목적?” “서류 번거로워 포기”
보고서는 동료지원가 사업을 운영 중인 8군데 기관, 12명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했다.
먼저 이들은 동료지원가 사업에 참여할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프로그램 횟수가 5회로 고정적이어서 본래 취지 목적인 취업 의지 고취가 형식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진짜 머릿수 채우고 다섯 번 채우는 게 목적이 돼버렸어요. 그 사람 상대방의 취업의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상담 참여자를 모집하고 그 사람한테 다섯 번만 딱 나한테 다섯 번만 받자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또한 프로그램 참여에 필요한 서류 작성이 번거롭다는 문제도 있다.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고 해도 응급치료동의서를 비롯해 각종 기재할게 많은 서류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무슨 보험도 아니고” 실적 스트레스
초점면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의견이 제시된 부분이 바로 급여, 즉 활동에 따른 경제적 보상에 대한 부분이다. 동료지원가로 활동한 사람을 적극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보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가장 우선적으로는 합리적 수준의 보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간제 근임 정도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데 시간제 근무라는 것을 감안해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
급여에 관한 가장 큰 문제로 언급된 부분은 ‘급여의 성격’에 관한 것이었다. 고정급으로서 월급도 아니고, 수당제도 아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환수 조치를 하는 데서 오는 문제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 개념이고 그냥 열심히 한 만큼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미리 지급을 하고 만약에 못했을 경우에 토해내거나 그래야 하니깐….”
“굳이 일 안하는 참여자를 찾아야 되는 스트레스가 동료지원사한테는 너무 부담이 큰 거예요. 내가 무슨 보험도 아니고, 한 달에 네 명 이렇게 다섯 번 해야 되니깐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하더라고요. 일을 즐겁게 해야 되는데 참여자 찾으러 나가는 게 일이 즐겁지가 않은 거예요.
상대 참여자들도 동료지원사라는 직업을 보고, 더 취업의지가 생길 수도 있고 즐겁게 일을 하는 걸 봐야하는데, 이건 세일즈맨도 아니고 너무 힘들게 일을 하니깐 본인 스트레스가 많고”
■기초생활수급 박탈 등 장벽 완화, 급여제 전환 필요
보고서는 정책 제언으로 먼저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면서 현행 기초생활 수급권 박탈 등 정책 장벽 완화를 꼽았다.
보고서는 “동료지원가 사업이 취업의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하지만, 취업할 경우 기초생활 수급권을 상실하게 된다. 수급권 박탈로 인한 경제적 손해가 경제적 이득에 비해 훨씬 크게 된다면 사업의 취지가 무색해 진다”면서 “예외 규정을 통해서든, 다른 대안을 통해서든 기존 정책 관련한 장벽을 풀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 외에도 사업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등 적극적 역할과 지역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기초 단위 지자체 중심으로의 사업 수행 등을 함께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