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공원은 장애인 차별 시범공원
서울의 중심부 여의도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여의도공원은 산지가 아닌 도심의 평지에 조성되어 있다. 따라서 휠체어 장애인들도 접근하기 쉬운 흔치 않는 공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 공원은 곳곳에 휠체어나 유모차, 노인보행기 등의 통행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 많아서 이동약자들에게는 차별시설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3년 전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서울시 당국에 시정을 요구하였고, 서울시는 점차 시정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아직까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최근 며칠 전에 공원일대를 둘러봤는데, 3년 전에 비하여 차별시설은 오히려 늘어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공원이 서울시에서 2012년도에 국내 첫 무장애공원으로 건설하겠다는 홍보와 함께 대대적인 공사를 하였고, 2014년도 7월에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인증기관은 LH공사라고 한다.
즉, 서울시가 처음으로 무장애 시범공원으로 지정해서 다른 공원들도 그와 같이 가꾸어 가겠다고 BF인증까지 받은 것인데, 그 시범공원이 차별시설의 시범이 된 것 같다.
필자가 3년 전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원관리사무소에서 확인한 사실은 더욱 충격이었다.
이러한 차별시설에 어떻게 BF인증이 되었을까? 여의도 공원은 크게 4구역으로 구분된다. KBS 앞쪽은 자연생태숲이 있고, 그 다음으로 문화의 마당, 잔디마당이 있으며, 한강 쪽으로 전통의 숲이 있다.
그런데 BF인증 시에는 양쪽에 있는 자연생태숲과 전통의숲 구역을 임의로 NON-BF구역으로 설정하고, 나머지 구역에 대해서만 그나마 보완 조건으로 BF인증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공원에서 양쪽의 숲이 있는 구역을 빼버리면 아스팔트 광장(문화마당)과 잔디마당만 남는데 이걸 공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공원기능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구역을 제외하고 가만히 두어도 무장애 공간일 수밖에 없는 구간만 BF인증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엉터리 BF인증에다, 잔디마당 쪽은 BF인증 구역이면도 장애인 차별시설이 많다.
이건 완전히 시민들을 기만하고 장애인들을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여의도 공원은 자연생태의 숲, 문화의 마당, 잔디마당, 한국전통의 숲, 이렇게 4구역으로 되어 있다.
당시에 필자는 BF인증에 관한 서류 일체를 열람하려고 했지만, 공원관리사무소는 보여주지 않았다.
여의도공원에서 불과 200m 거리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애인단체들이 모여 있는 이룸센터가 소재하여 장애인들의 방문도 많은 곳이다. 그곳에서 다시 300m 거리에는 대한민국 국회가 있다.
이룸센터에서 공원으로 가려면 KBS앞 횡단보도를 건너서 입구로 들어가는데, 곧바로 자연생태숲의 산책로로 들어가는 통로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 통로의 입구는 장애인 출입을 의도적으로 가로막으려는 듯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차를 이루고 있다. 장애인을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장애인이 이 산책로를 꼭 이용하고 싶으면 생태숲 반대쪽에 있는 진달래 화장실 뒤쪽 통로를 이용하여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입구에도 법정단차 2cm를 넘는 약간의 단차가 있어 휠체어가 출입하는 데는 다소의 불편이 따른다.
여의도공원 자연생태숲의 내부 탐방로는 휠체어 장애인도 숲속 체험을 하기 좋을 만큼 잘 갖추어져 있음에도 입구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도록 단차가 형성되어 있다.
생태숲 내부 탐방로는 휠체어 통행에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대부분 수평에 가깝게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곳곳에는 휠체어 출입금지 또는 BF경사 위험지역이라고 표시하여 휠체어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시가 모두 조금만 신경 쓰면 바로 개선이 가능한 사항들이다.
1%의 문제점을 개선하면 99%의 양호한 시설을 사용할 수가 있는데, 1%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99%의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탄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생태숲 탐방로의 문제점은 2017년 7월에 필자가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하기 전에도 2016년 9월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 서울시에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장애인들의 시정요구가 계속되고, 원성이 이어짐에도 시정은커녕 불편시설이 오히려 늘어가고 있어,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고 있다.
2017년도 서울시장을 상대로 한 필자의 시정요구 민원에 대하여 공원관리사무소는 여의도 공원의 생태숲과 전통숲 구역은 주변보다 3m 정도의 높은 지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휠체어 접근 경사로를 만들지 못해 BF인증 구역에서 제외하였다고 답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여의도 공원은 평지에 인위적으로 숲을 조성한 공원이다. 더구나 최초의 무장애 공원을 표방하고 조성한 공원이다. 그 넓이에 3m에 불과한 고도차라면 오히려 무장애 환경을 갖추는데 어느 공원보다도 유리하다.
공원을 제대로 정비하여 BF인증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원의 핵심구역을 BF인증 구역에서 제외하고 아스팔트광장 같이 그대로 두어도 장애물이 없는 곳만 BF인증을 했다니 서울시로부터 기만을 당한 느낌이다. 제대로 된 공원관리자라면 궤변론적인 답변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공원을 벤치마킹해서라도 제대로 정비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